혈액 검사 결과지를 받아 들고 LDL·HDL·중성지방 수치 앞에서 막막해진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의 진단 기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심혈관 위험도에 따라 목표 수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국내외 주요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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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지질혈증은 혈중 지질(lipid) 농도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상태를 통칭합니다. 단순히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표현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상승,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C, high-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감소, 중성지방(triglyceride, TG) 상승, 또는 이 세 가지의 복합적인 이상을 모두 포함합니다.
지질이 혈관 벽에 쌓이는 과정을 죽상경화증(atherosclerosis)이라고 합니다. LDL-C가 산화되면 대식세포(macrophage)가 이를 흡수해 거품세포(foam cell)를 형성하고, 이것이 혈관 내막에 플라크(plaque)를 만듭니다. 플라크가 터지면 혈전이 형성되어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이나 뇌졸중(stroke)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지질 관리가 심혈관 예방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이유입니다.
이상지질혈증은 크게 원발성과 이차성으로 나뉩니다. 원발성은 유전적 요인이 주된 경우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FH)이 대표적입니다. 이차성은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만성콩팥병, 비만, 특정 약물 복용 등 다른 질환이나 생활습관에 의해 발생합니다. 두 경우 모두 진단 기준과 치료 목표는 동일한 원칙을 따르지만, 이차성의 경우 원인 질환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40대 직장인 A씨는 건강검진에서 LDL-C 178 mg/dL, HDL-C 38 mg/dL, 중성지방 230 mg/dL로 확인되었습니다.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방치하고 있었지만, 세 항목 모두 한국 이상지질혈증 진단 기준을 초과하는 상태였습니다. 이처럼 이상지질혈증은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합니다.
한국 성인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20162020년 기준 40.248.2%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6]. 두 명 중 한 명꼴에 가까운 수치이지만, 치료율은 55.2%, 조절율은 47.7%에 머물러 있습니다 [6]. 진단을 받고도 절반 가까이가 치료를 받지 않거나 목표 수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이상지질혈증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6]. LDL-C 160 mg/dL 이상, 중성지방 200 mg/dL 이상, HDL-C는 남성 40 mg/dL 미만 또는 여성 50 mg/dL 미만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면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합니다. 이 기준은 일반적인 진단의 기준점이며, 치료 목표는 개인의 심혈관 위험도에 따라 더 낮게 설정됩니다.
LDL-C는 혈중 지질 관리의 핵심 지표입니다.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지만, 정확히는 LDL 입자에 실려 운반되는 콜레스테롤의 양을 나타냅니다. 검사실에서는 주로 Friedewald 공식으로 계산하거나 직접 측정법을 사용합니다. 공복 12시간 후 채혈이 원칙이지만, 최신 가이드라인에서는 비공복 검사도 일부 허용하고 있습니다.
HDL-C는 반대로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립니다. 말초 조직에서 콜레스테롤을 회수해 간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HDL-C가 낮으면 심혈관 위험도가 높아지지만, 약물로 HDL-C를 인위적으로 높이는 것이 심혈관 사건을 줄이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습니다. 현재 가이드라인은 HDL-C를 독립적인 치료 목표로 설정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중성지방은 식사와 음주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150 mg/dL 미만을 정상으로 보며, 200 mg/dL 이상이면 치료를 고려합니다. 중성지방이 높을 때는 비HDL 콜레스테롤(non-HDL-C) 또는 아포지단백 B(apolipoprotein B, apoB)를 보조 지표로 활용하도록 캐나다 심혈관학회 가이드라인은 권고하고 있습니다 [5]. non-HDL-C는 총 콜레스테롤에서 HDL-C를 뺀 값으로, 중성지방 수치가 높을 때 LDL-C보다 정확한 위험도 평가에 유리합니다.
60대 여성 B씨는 총 콜레스테롤 220 mg/dL이지만 HDL-C가 65 mg/dL로 높고 LDL-C는 130 mg/dL, 중성지방은 90 mg/dL이었습니다. 총 콜레스테롤만 보면 높아 보이지만, HDL-C와 중성지방을 함께 고려하면 지질 구성이 비교적 양호한 편입니다. 이처럼 지질 검사는 단일 수치가 아니라 전체적인 프로파일로 해석해야 합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핵심은 '얼마나 낮춰야 하는가'입니다. 이 답은 개인의 심혈관 위험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2019년 ESC/EAS 가이드라인은 위험도를 네 단계로 나누어 각각 다른 LDL-C 목표를 제시합니다 [1].
매우 높은 위험군(very high risk)은 LDL-C 55 mg/dL 미만이면서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를 동시에 달성해야 합니다 [1].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 사건을 이미 경험한 환자, 당뇨병과 표적 장기 손상이 동반된 환자, 중증 만성콩팥병 환자 등입니다. 높은 위험군(high risk)의 목표는 LDL-C 70 mg/dL 미만이며, 중등도 위험군(moderate risk)은 100 mg/dL 미만, 낮은 위험군(low risk)은 116 mg/dL 미만입니다 [1].
당뇨병 환자의 경우 별도의 세분화된 기준이 적용됩니다. 심혈관 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의 LDL-C 목표는 55 mg/dL 미만이며, 고위험 1차 예방 환자는 70 mg/dL 미만, 저위험 환자는 100 mg/dL 미만으로 설정됩니다 [7]. 당뇨병 자체가 심혈관 위험도를 상당히 높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당뇨 환자는 높은 위험군 이상으로 분류됩니다.
LDL-C 감소와 심혈관 사건 감소의 관계는 용량-반응(dose-response) 관계가 성립합니다. LDL-C가 40 mg/dL 감소할 때마다 주요 심혈관 사건(major cardiovascular events)이 약 24%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이 가이드라인에서 LDL-C 목표를 점점 낮게 설정하는 근거입니다. 2026년 ACC/AHA 가이드라인은 2018년 가이드라인을 대체하며 이 원칙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3].
심혈관 위험도 계산에는 연령, 성별, 흡연 여부, 혈압, 당뇨병 유무 등 다양한 인자가 반영됩니다. 국내에서는 한국 성인 심혈관 위험도 계산기를 활용하며, 유럽에서는 SCORE2, 미국에서는 Pooled Cohort Equations를 사용합니다. 단순히 LDL-C 수치 하나만으로 치료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관련 정보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의 복합 관리 전략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는 크게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 치료로 나뉩니다. 포화지방 섭취 제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금연, 음주 절제는 기본 전제입니다. 그러나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목표 수치에 도달하기 어려운 경우, 혹은 심혈관 위험도가 높아 빠른 LDL-C 감소가 필요한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병행합니다.
스타틴(statin)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1차 선택 약물입니다. HMG-CoA 환원효소를 억제해 간에서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줄이고, LDL 수용체 발현을 높여 혈중 LDL-C 농도를 낮춥니다. 고강도 스타틴은 LDL-C를 기저치 대비 50% 이상 낮출 수 있으며, 장기 복용 시 심혈관 사건 감소 효과가 입증되어 있습니다. 스타틴만으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때는 에제티미브(ezetimibe)를 병용합니다. 에제티미브는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단독 투여 시 LDL-C를 약 18~20% 추가로 낮출 수 있습니다.
PCSK9 억제제(PCSK9 inhibitor)는 고위험군이나 스타틴 불내성 환자에게 활용되는 강력한 지질 강하제입니다. PCSK9 단백질을 억제하면 LDL 수용체의 분해가 줄어들어 혈중 LDL-C가 50~60% 이상 감소합니다. 2025년 ESC/EAS 업데이트 가이드라인에서는 인클리시란(inclisiran)을 포함한 PCSK9 억제 계열 약물에 대한 권고를 강화했습니다 [2]. 인클리시란은 6개월에 한 번 피하 주사로 투여해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약물 부작용에 대해서도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스타틴 복용 환자의 5~10%에서 근육통(myalgia)이 나타날 수 있으며 [5], 드물게 횡문근융해증(rhabdomyolysis)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횡문근융해증의 발생률은 0.01% 미만으로 매우 낮지만 [5], 발생 시 급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근육통이 심해지거나 소변 색이 변하는 경우 즉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간 효소 상승도 드물게 나타나므로, 스타틴 복용 초기에는 정기적인 혈액 검사가 권고됩니다.
AACE(미국 내분비학회) 2025년 합의문에 따르면, ASCVD(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지질 관리 알고리즘은 위험도 평가에서 출발해 생활습관, 스타틴, 에제티미브, PCSK9 억제제 순서로 단계적으로 접근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4]. 단, 매우 높은 위험군에서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병용 요법이 권고될 수 있습니다.

Q. 총 콜레스테롤이 200 mg/dL 이상이면 무조건 치료해야 하나요?
총 콜레스테롤 수치 하나만으로 치료 여부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LDL-C, HDL-C, 중성지방을 함께 확인하고, 개인의 심혈관 위험 인자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치료 방향이 정해집니다. 총 콜레스테롤이 높더라도 HDL-C가 높고 LDL-C가 낮다면 위험도 평가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LDL-C를 너무 낮추면 건강에 해롭지 않나요?
현재까지의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LDL-C를 30~40 mg/dL 수준까지 낮추었을 때도 심각한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뇌 기능이나 호르몬 합성에 필요한 콜레스테롤은 체내에서 자체 합성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공급되는 양을 줄여도 기본 기능이 유지됩니다. 다만 모든 치료는 개인별로 의료진과 상담해 결정해야 합니다.
Q. 스타틴을 한 번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나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차성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원인 질환이 해결되면 지질 수치가 개선될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 개선 후 LDL-C가 목표 수치 이하로 유지된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용량 조정 또는 중단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혈관 질환을 이미 경험한 환자는 지속적인 약물 치료가 일반적으로 권고됩니다.
Q. 중성지방이 높을 때 식단에서 가장 먼저 줄여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정제 탄수화물, 당류, 알코올이 중성지방 상승에 크게 기여합니다. 백미, 설탕, 과당이 많은 음료를 줄이고 음주를 삼가는 것이 중성지방 관리의 첫 단계입니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 푸른 생선 섭취를 늘리는 것도 중성지방 감소에 도움이 됩니다.
Q.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의심될 때 어떻게 확인하나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LDL-C가 190 mg/dL 이상이면서 가족 중 조기 심혈관 질환력이 있거나, 건황색종(xanthoma)과 같은 신체 소견이 있을 때 의심합니다. 유전자 검사로 확진할 수 있으며, 확진 시 1차 친족의 연쇄 검사(cascade screening)가 권고됩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는 충분한 LDL-C 감소를 기대하기 어려워 조기 약물 치료가 중요합니다.
[1] Mach F et al., "2019 ESC/EAS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dyslipidaemias," European Heart Journal, 2020. DOI: 10.1093/eurheartj/ehz455. PMID: 31504418.
[2] Mach F et al., "2025 Focused Update of the 2019 ESC/EAS Guidelines," European Heart Journal, 2025. DOI: 10.1093/eurheartj/ehaf190. PMID: 40878289.
[3] Blumenthal RS et al., "2026 ACC/AHA Guideline on the Management of Dyslipidemia," Circulation, 2026. DOI: 10.1161/CIR.0000000000001423. PMID: 41824552.
[4] Patel SB et al., "AACE Consensus Statement: Algorithm for Management of Adults with Dyslipidemia - 2025 Update," Endocrine Practice, 2025. DOI: 10.1016/j.eprac.2025.07.014. PMID: 40938233.
[5] Pearson GJ et al., "2021 Canadian Cardiovascular Society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Dyslipidemia," Canadian Journal of Cardiology, 2021. DOI: 10.1016/j.cjca.2021.03.016. PMID: 33781847.
[6] Jin ES et al., "Dyslipidemia Fact Sheet in South Korea, 2022," Diabetes & Metabolism Journal, 2023. DOI: 10.4093/dmj.2023.0135. PMID: 37528532.
[7] Yang YS et al., "Lipid Management in Korean People With Type 2 Diabetes Mellitus," Journal of Lipid and Atherosclerosis, 2023. DOI: 10.12997/jla.2023.12.1.12. PMID: 36761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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