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정상 수치 기준: 2024 가이드라인으로 본 혈압 분류와 관리 목표
3줄 요약
- 2024 ESC 가이드라인은 혈압 분류를 3단계로 단순화하고, 약물 치료 시 수축기 혈압 목표를 120~129 mmHg로 강화했습니다
- 2025 AHA/ACC는 4단계 분류를 유지하되, 가능하면 수축기 120 mmHg 미만까지 낮추도록 권장합니다
- 한국 기준(140/90 mmHg)과 가정혈압 기준(135/85 mmHg)은 별도이므로 측정 환경에 따라 해석이 달라집니다
"혈압이 130이면 정상인가, 높은 건가?"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이런 의문을 가진 경험을 한 적 있을 것입니다. 수십 년간 140/90 mmHg가 고혈압 정상 수치 기준으로 사용되었지만, 2024년과 2025년에 발표된 주요 가이드라인은 이 기준을 근본적으로 재편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변경된 혈압 분류 체계와 임상 근거, 한국 기준과의 차이를 정리합니다.
혈압 분류가 바뀐 이유: 수축기 120의 의미
고혈압 정상 수치 기준이 바뀐 배경에는 "수축기 혈압(Systolic Blood Pressure)을 어디까지 낮추는 것이 이로운가"라는 질문에 대한 연구 흐름이 있습니다. 핵심 전환점은 2015년에 발표된 SPRINT 임상시험입니다.
SPRINT 연구는 당뇨가 없는 고혈압(Hypertension) 환자 9,361명을 대상으로, 수축기 혈압 목표 120 mmHg 미만(집중군)과 140 mmHg 미만(표준군)을 비교했습니다[2]. 추적 3.26년 만에 시험이 조기 중단되었는데, 집중군에서 주요 심혈관 사건이 25%, 전체 사망이 27% 감소하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심혈관 사망은 43%까지 줄었습니다.
수축기 혈압 120 mmHg는 새 가이드라인의 핵심 기준점이 되었습니다
SPRINT의 결과는 단독이 아니었습니다. 34만 명의 데이터를 종합한 메타분석(Meta-analysis, 여러 연구를 통계적으로 합산 분석하는 방법)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습니다[3]. 수축기 혈압을 5 mmHg만 낮추어도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이 약 10% 감소했으며, 기저 혈압 120 mmHg 미만부터 160 mmHg 이상까지 일관된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2025년 메타분석에서는 약 4만 명의 고위험 고혈압 환자를 분석한 결과, 수축기 120 mmHg 미만 목표군에서 전체 사망이 13% 감소했습니다[6]. 다만 저혈압(Hypotension), 실신, 급성 신손상 등 이상반응도 증가했기 때문에, 낮출수록 무조건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연령별 효과도 확인되었습니다. 35만 명의 데이터를 층화 분석(Stratified Analysis, 하위 집단별로 나누어 분석하는 방법)한 결과, 심혈관 보호 효과는 55세 미만부터 84세까지 일관되었고, 85세 이상에서만 불확실했습니다[7]. "나이가 들면 혈압이 좀 높아도 괜찮다"는 통념과 배치되는 결과입니다.
2024 ESC vs 2025 AHA/ACC: 새 가이드라인 비교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유럽심장학회(ESC, 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와 미국심장협회/심장학회(AHA/ACC, American Heart Association/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가 각각 새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더 낮은 목표"라는 방향은 일치하지만, 고혈압 정상 수치 기준의 세부 분류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2024 ESC 가이드라인은 기존의 복잡한 5단계 혈압 분류를 3단계로 대폭 단순화했습니다[1]. 비상승(Non-elevated) 120/70 mmHg 미만, 상승(Elevated) 120~139/70~89 mmHg, 고혈압(Hypertension) 140/90 mmHg 이상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약물 치료 시 수축기 혈압 목표를 120~129 mmHg로 강화한 것과, 이완기(Diastolic) 기준을 기존 80 mmHg에서 70 mmHg로 낮춘 점입니다.
2025 AHA/ACC 가이드라인은 4단계 분류를 유지했습니다[4]. 정상 120/80 mmHg 미만, 상승 120~129/80 mmHg 미만, 1기 고혈압 130~139/80~89 mmHg, 2기 고혈압 140/90 mmHg 이상입니다. 치료 목표는 130/80 mmHg 미만이되, 가능하면 수축기를 120 mmHg 미만까지 추가로 낮추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7만 2천 명을 분석한 메타분석에서 수축기 혈압 목표를 130 mmHg 미만으로 설정하면 주요 심혈관 질환이 22%, 전체 사망이 11% 감소한다는 데이터가 이 권고의 근거입니다[5].
ESC는 3단계, AHA/ACC는 4단계 분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핵심 차이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고혈압 진단 기준이 ESC는 140/90 mmHg 이상, AHA/ACC는 130/80 mmHg 이상으로 다릅니다. 둘째, 이완기 기준선이 ESC는 70 mmHg, AHA/ACC는 80 mmHg입니다. 셋째, 위험도 평가 도구로 ESC는 SCORE2를, AHA/ACC는 PREVENT 계산기를 도입했습니다.
두 학회가 참조하는 인구 집단과 의료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세부 기준은 다르지만, 방향성은 동일합니다. 고혈압 정상 수치 기준이 전반적으로 강화되고, 수축기 혈압을 120 mmHg 가까이 낮추는 것이 목표가 된 것입니다. 2025 AHA/ACC가 가정혈압 모니터링(HBPM, Home Blood Pressure Monitoring)을 진단의 기준 방법으로 격상한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4].
한국 기준과 가정혈압 측정법
대한고혈압학회(KSH, Korean Society of Hypertension)는 2022년에 진료지침을 업데이트했습니다[8]. 한국 기준은 ESC나 AHA/ACC와 비교했을 때 분류가 더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정상은 120/80 mmHg 미만, 주의 혈압은 120~129/80 mmHg 미만, 고혈압전단계(Prehypertension)는 130~139/80~89 mmHg, 1기 고혈압은 140~159/90~99 mmHg, 2기 고혈압은 160/100 mmHg 이상입니다.
한국의 고혈압 정상 수치 기준은 진료실 혈압 140/90 mmHg 이상입니다. ESC와 같은 수준이며, AHA/ACC의 130/80 mmHg보다 높습니다. 다만 "주의 혈압"과 "고혈압전단계" 두 단계를 두어, 120~139 mmHg 구간에서도 생활습관 교정의 필요성을 환기합니다.
한국 가이드라인은 5단계 분류로 가장 세분화된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은 모든 가이드라인에서 강조됩니다. 진료실 혈압은 "백의 고혈압(White-coat Hypertension, 긴장으로 평소보다 높게 나오는 현상)"이나 "가면 고혈압(Masked Hypertension, 진료실에서는 정상이지만 일상에서 높은 경우)"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한고혈압학회의 가정혈압 고혈압 기준은 135/85 mmHg 이상으로, 진료실 기준보다 5 mmHg 낮습니다[8].
올바른 가정혈압 측정의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침과 저녁 하루 2회, 각 시간대에 2분 간격으로 2회씩 측정합니다. 아침에는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뒤 식사와 약 복용 전에 측정합니다. 5분 이상 안정 후 등받이 의자에 등을 기대고, 팔을 심장 높이에 놓습니다. 최소 5일 이상 기록하여 평균값을 산출하는 것이 권고 사항입니다[8].
A씨는 건강검진에서 혈압 148/92 mmHg로 고혈압 진단을 받았지만, 가정혈압 1주일 평균은 128/82 mmHg였습니다. 담당 의료진은 백의 고혈압 가능성을 고려하여 24시간 활동혈압 모니터링(ABPM, Ambulatory Blood Pressure Monitoring)을 추가 시행한 뒤 최종 판단을 내렸습니다. 진료실 혈압 한 번으로 판단하기보다, 가정혈압 기록과 함께 종합 평가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에 가까워지는 방법입니다.
위험도에 따라 달라지는 혈압 관리 목표
같은 혈압이라도 심혈관 위험 요인에 따라 관리 방향이 달라집니다. 두 가이드라인 모두 위험도 기반의 개별화된 접근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합니다.
ESC는 SCORE2 모델로, AHA/ACC는 새로 도입한 PREVENT 계산기로 10년 심혈관 위험도를 산출합니다[1][4]. PREVENT는 10년 위험도 7.5% 이상이면 약물 치료를 고려하도록 권고합니다. 두 도구 모두 나이, 성별, 콜레스테롤 수치, 혈당 수치, 흡연 여부를 종합 반영합니다.
약물 치료의 시작 기준도 위험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2024 ESC 가이드라인에서는 고혈압(140/90 mmHg 이상)으로 확진된 경우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약물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합니다[1]. 상승 혈압(120~139/70~89 mmHg) 범위에 있더라도, 심혈관 고위험군이거나 장기 손상이 확인된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고려합니다. 2025 AHA/ACC는 1기 고혈압(130~139/80~89 mmHg)에서 10년 심혈관 위험도 7.5% 이상이면 약물 치료를 시작하고, 위험도가 낮으면 먼저 3~6개월간 생활습관 교정을 시도하도록 안내합니다[4].
같은 혈압이라도 동반 위험 요인에 따라 관리 전략이 달라집니다
생활습관 교정은 고혈압 정상 수치 기준과 관계없이 모든 단계에서 기본이 됩니다. 나트륨 섭취를 하루 2,000 mg 이하로 제한하면 수축기 혈압을 2~8 mmHg 낮출 수 있습니다. 주 150분 이상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 체중의 5~10% 감량, 금연과 절주도 유사한 효과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당뇨, 만성 신장질환(CKD, Chronic Kidney Disease), 심부전 등이 동반되면 혈압 목표는 더 엄격해집니다. B씨는 수축기 혈압 135 mmHg에 제2형 당뇨를 함께 진단받았고, 담당 의료진은 수축기 130 mmHg 미만을 목표로 약물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반면 다른 위험 요인이 없는 30대라면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경과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혈압 수치 하나에 집착하기보다, 전체 심혈관 위험을 맥락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4 ESC와 2025 AHA/ACC 모두 목표를 강화하면서도, 저혈압이나 부작용이 나타나면 개별 조정이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1][4]. 최종 판단은 검진 수치, 위험 요인, 동반 질환을 종합하여 담당 의료진과 함께 내리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혈압 130/85이면 정상입니까, 고혈압입니까?
고혈압 정상 수치 기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집니다. AHA/ACC 기준으로는 1기 고혈압(130~139/80~89 mmHg)입니다. ESC 기준으로는 상승 혈압(120~139/70~89 mmHg), 한국 기준으로는 고혈압전단계에 해당합니다[1][4][8]. 어떤 기준이든 정상 범위는 아니므로, 생활습관 점검과 정기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Q. 가정에서 재는 혈압과 진료실 혈압이 다를 때, 어떤 수치를 기준으로 해야 합니까?
2025 AHA/ACC 가이드라인은 가정혈압 모니터링을 진단의 기준 방법으로 격상했습니다[4]. 대한고혈압학회도 가정혈압을 진료실 혈압의 보완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것을 권고합니다[8]. 일반적으로 가정혈압이 일상 혈압을 더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가정혈압 기준(135/85 mmHg)과 진료실 기준(140/90 mmHg)이 다르므로, 측정 환경에 맞는 기준값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Q. 혈압이 경계에 있으면 바로 약을 먹어야 합니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혈압이 경계 범위(수축기 120~139 mmHg)에 있을 때 약물 치료 여부는 심혈관 위험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동반 위험 요인이 적은 경우에는 3~6개월간 생활습관 교정을 먼저 시도하고, 효과가 충분하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인 접근입니다[1][4]. 당뇨나 만성 신장질환 등이 동반된 고위험군에서는 더 이른 시점에 약물 치료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Q. 나이가 들면 혈압이 높아도 괜찮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최신 근거는 이 통념을 뒷받침하지 않습니다. 35만 명의 연령대별 메타분석에서, 혈압 강하 효과는 55세 미만부터 84세까지 일관되었습니다[7]. 85세 이상에서만 불확실했을 뿐,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혈압을 허용하는 것은 근거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다만 고령자는 낙상, 저혈압 등 부작용도 고려하여 개별화된 고혈압 정상 수치 기준을 설정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1] McEvoy JW et al., "2024 ESC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elevated blood pressure and hypertension," European Heart Journal, 2024. DOI: 10.1093/eurheartj/ehae178
[2] SPRINT Research Group, "A Randomized Trial of Intensive versus Standard Blood-Pressure Control,"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15. DOI: 10.1056/NEJMoa1511939
[3] Blood Pressure Lowering Treatment Trialists' Collaboration, "Pharmacological blood pressure lowering for primary and secondary prevention of cardiovascular disease across different levels of blood pressure," The Lancet, 2021. DOI: 10.1016/S0140-6736(21)00590-0
[4] Writing Committee Members, "2025 AHA/ACC Guideline for the Prevention, Detection, Evaluation and Management of High Blood Pressure in Adults," Hypertension, 2025. DOI: 10.1161/HYP.0000000000000249
[5] Whelton PK et al., "Optimal Antihypertensive Systolic Blood Pressur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Hypertension, 2024. DOI: 10.1161/HYPERTENSIONAHA.124.23597
[6] Bergmann F et al., "Systolic blood pressure targets below 120 mm Hg are associated with reduced mortality: A meta-analysis," Journal of Internal Medicine, 2025. DOI: 10.1111/joim.20078
[7] Blood Pressure Lowering Treatment Trialists' Collaboration, "Age-stratified and blood-pressure-stratified effects of blood-pressure-lowering pharmacotherapy," The Lancet, 2021. DOI: 10.1016/S0140-6736(21)01921-8
[8] Kim HL et al., "The 2022 focused update of the 2018 Korean Hypertension Society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hypertension," Clinical Hypertension, 2023. DOI: 10.1186/s40885-023-00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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