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은 국내 발생률 1위의 암종이지만, 병기와 조직형에 따라 치료 경로가 크게 달라집니다.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진행성 갑상선암이나 특정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경우, 임상시험 참여가 실질적인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갑상선암은 크게 분화갑상선암(differentiated thyroid cancer, DTC), 갑상선수질암(medullary thyroid cancer, MTC), 역형성갑상선암(anaplastic thyroid cancer, ATC)으로 분류됩니다. 각 유형은 원발 세포와 분자적 특성이 달라 임상시험의 설계와 대상 기준도 서로 다릅니다.
분화갑상선암은 유두암(papillary thyroid cancer, PTC)과 여포암(follicular thyroid cancer, FTC)을 포함하며, 전체 갑상선암의 약 90%를 차지합니다. 초기 병기라면 수술과 방사성요오드 치료만으로 예후가 좋습니다. 그러나 방사성요오드 불응성(radioiodine-refractory, RAIR) 상태로 진행되면 전신 치료가 필요해지고, 이 시점부터 임상시험 참여 가능성이 열립니다.
갑상선수질암은 칼시토닌을 분비하는 C세포에서 기원하며, 전체 갑상선암의 약 3~5%를 차지합니다. RET(rearranged during transfection) 프로토온코진 변이가 주요 발병 기전으로, RET 억제제 임상시험의 핵심 대상군입니다. 역형성갑상선암은 전체의 1% 미만이지만 가장 예후가 불량하며,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ICI) 병용 시험이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임상시험과 별도로, 국립암센터,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기관이 자체 또는 다국가 협력 임상을 운영합니다. 임상시험 참여를 고려하는 경우, 해당 기관의 갑상선암 전문 클리닉에 문의해 현재 모집 중인 시험 현황을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방사성요오드 불응성 분화갑상선암 대상의 SELECT 시험에서 렌바티닙(lenvatinib)은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을 위약 대비 18.3개월 대 3.6개월로 연장했으며, 위험비(hazard ratio, HR)는 0.21이었습니다 [1]. 이 결과는 RAIR-DTC에서 표적치료제 임상시험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근거입니다.
갑상선암의 치료 결정은 조직형과 분자 변이 프로파일에 따라 세분됩니다. BRAF V600E 변이는 유두갑상선암에서 빈번하게 관찰되며, 이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억제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또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NGS) 기술의 보급으로 드문 변이도 임상 결정에 반영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국내 주요 암 전문 병원에서는 진행성 갑상선암 환자에게 광범위 분자 프로파일링을 실시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갑상선암 신약 개발에서 가장 활발한 분야는 RET 억제제입니다. 셀퍼카티닙(selpercatinib)은 RET 변이 갑상선수질암을 대상으로 한 LIBRETTO-531 3상 시험에서 12개월 무진행 생존율을 86.8% 대 65.7%로 유의하게 개선했습니다 [2]. 이 시험은 기존 반다네팁 또는 카보잔티닙 대비 우월성을 입증한 첫 3상 시험으로 평가받습니다.
카보잔티닙(cabozantinib)은 EXAM 시험의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분석에서 RET M918T 변이 양성 환자군에 대해 44.3개월 대 18.9개월의 OS를 보고했습니다 [3]. 이 결과는 유전자 변이 상태에 따른 치료 반응 차이를 시사하며, 현재 변이 프로파일링이 치료 결정의 기준으로 자리잡게 된 배경이 됩니다.
NTRK(neurotrophic tyrosine receptor kinase) 융합 변이는 갑상선암 일부에서 확인되며, 라로트렉티닙(larotrectinib)이 이 분야의 대표적 표적치료제입니다. 갑상선암을 포함한 NTRK 융합 종양 대상 연구에서 라로트렉티닙의 전체 반응률(overall response rate, ORR)은 83%, 중앙 무진행 생존기간은 23개월로 보고되었습니다 [6]. 해당 치료제는 종양 불문(tumor-agnostic) 승인 방식으로 허가된 첫 표적치료제 중 하나입니다.
역형성갑상선암을 대상으로 한 면역관문억제제 연구에서 스파르탈리주맙(spartalizumab)은 전체 반응률 19%를 기록했으며, PD-L1 양성 환자에서는 29%로 높아졌습니다 [4]. 역형성갑상선암은 중앙 생존기간이 수개월에 불과한 예후 불량 암종이므로, 이 수준의 반응률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로 평가됩니다.
렌바티닙과 소라페닙(sorafenib)을 비교한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 렌바티닙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18.3개월, 소라페닙은 10.8개월로 확인되었습니다 [7]. 두 약제 모두 RAIR-DTC에 허가된 치료제이지만, 직접 비교 임상시험 데이터가 부재해 환자 개별 특성에 따라 선택이 이루어집니다. 현재 병용 요법과 내성 극복 전략을 다루는 후속 임상이 국내외에서 진행 중입니다.
현재 임상시험 단계에서 주목받는 전략 중 하나는 면역관문억제제와 표적치료제의 병용 요법입니다. 단독 요법에서 제한적 효과를 보였던 면역관문억제제가 다른 기전의 약제와 병용될 때 상호 보완적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가설이 임상 근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역형성갑상선암, BRAF 변이 갑상선암 등을 대상으로 여러 병용 시험이 1상 및 2상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초기 임상 결과가 축적되면 향후 3상 시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임상 연구 참여가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먼저 경험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갑상선암 임상시험에 참여하려면 먼저 현재 치료 기관의 담당 의사와 상담해 참여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임상시험 정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임상정보포털(CRIS, Clinical Research Information Service)과 국제 데이터베이스인 ClinicalTrials.gov에서 검색할 수 있습니다. 검색 시 'thyroid cancer'와 'Korea'를 조합하거나, CRIS에서 '갑상선암'으로 조회하면 현재 모집 중인 시험 목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상시험마다 적격 기준(eligibility criteria)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확인하는 요소는 조직학적 진단, 병기, 이전 치료력, 분자 변이 상태(RET, BRAF, NTRK 등), 수행능력 점수(ECOG performance status) 등입니다. 특히 표적치료제 시험의 경우, 사전 분자 검사를 통해 해당 변이가 확인된 환자만 등록이 가능합니다. 변이 검사는 원발 병소의 조직 블록을 이용하거나, 액체 생검(liquid biopsy) 방식으로도 진행될 수 있습니다.
임상시험 참여 전 모든 등록자는 연구 목적, 예상 효과, 잠재적 위험 등을 충분히 설명받은 뒤 서면 동의(informed consent)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법적 의무이자 연구 윤리의 핵심이며, 동의 이후에도 언제든지 자발적으로 참여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참여 중에는 정기적인 영상 검사와 혈액 검사, 부작용 모니터링이 프로토콜에 따라 실시됩니다.
임상시험 참여 중인 환자는 표준 치료와 다른 일정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일부 시험은 방문 횟수를 줄이기 위해 원격 모니터링이나 지역 병원 연계 방문을 허용하기도 합니다. 다기관 시험의 경우 참여 기관 목록을 확인한 뒤 가장 접근하기 편한 기관에 등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임상시험의 비용 처리 방식도 참여 결정에 영향을 줍니다. 대부분의 시험에서 연구용 약물 비용은 제약사 또는 연구비로 충당되며, 환자가 직접 부담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교통비, 특정 검사 비용, 입원 관련 부대 비용은 별도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등록 전에 연구 코디네이터(research coordinator)를 통해 구체적인 비용 안내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 일부 기관에서는 임상시험 참여 환자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든 갑상선암이 즉각적인 수술이나 약물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에서 진행된 KoMPASS 연구는 저위험 갑상선유두미세암(papillary thyroid microcarcinoma, PTMC)에 대한 적극적 감시(active surveillance) 전략의 안전성을 평가한 중요한 국내 임상 연구입니다 [5]. 5년 추적 기간 동안 종양 진행률은 14.2%에 불과했으며, 진행이 확인된 경우에도 수술로의 전환이 가능했습니다.
적극적 감시 전략은 종양 크기 1cm 미만, 림프절 전이나 원격 전이 없음, 기관이나 신경에 인접하지 않은 위치 등의 조건을 만족하는 저위험 PTMC 환자에게 고려됩니다. 추적 관찰 중 종양 크기가 3mm 이상 증가하거나, 림프절 전이가 새로 확인되거나, 환자가 수술을 원하는 경우 수술로 전환합니다. 이 기준은 기관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며, 담당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이 필요합니다.
일본 고베병원과 국내 KoMPASS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엄격하게 선별된 저위험 PTMC에서 즉각적 수술과 적극적 감시의 장기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근거가 축적되고 있습니다 [5]. 이 전략은 불필요한 수술과 수술 합병증(재발성 신경 손상, 부갑상선 기능저하 등)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환자의 불안 수준, 의료 접근성, 개인 선호도도 치료 결정에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현재 국내에서도 저위험 PTMC의 적극적 감시를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임상 연구가 다기관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찰 연구는 신약 임상시험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치료 결정의 근거를 쌓는다는 점에서 동등하게 중요합니다. 갑상선암 진단 후 치료 방향이 불확실하다면, 임상 연구 참여 기회를 담당의와 상의하는 것이 하나의 선택지가 됩니다.
적극적 감시 중에는 초음파 검사를 6개월에서 12개월 간격으로 시행하며, 기저 혈청 갑상선글로불린(thyroglobulin) 수치도 함께 추적합니다. 영상 소견과 혈청 표지자 변화를 종합해 진행 여부를 판단하는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이 전략의 핵심입니다. 적극적 감시 중 심리적 부담을 경험하는 환자도 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상담 프로그램이 일부 기관에서 병행 운영되고 있습니다. 감시 기간 중 환자 본인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치료 전환을 결정할 권리는 언제나 보장됩니다.
관련 주제로 갑상선암 재발 위험도 분류와 추적 관찰 전략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갑상선암 재발과 추적 관찰: 위험도 기반 접근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Q1. 갑상선암 임상시험은 어디에서 검색할 수 있습니까?
국내 임상시험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임상정보포털(CRIS, cris.nih.go.kr)에서 '갑상선암'으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 국제 임상시험은 미국 국립보건원의 ClinicalTrials.gov에서 'thyroid cancer'와 'Korea'를 함께 입력해 모집 중인 시험을 찾을 수 있습니다. 두 데이터베이스 모두 무료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Q2. RET 변이 검사는 어떻게 받을 수 있습니까?
RET(rearranged during transfection) 변이 검사는 갑상선 수술 또는 생검으로 얻은 조직 샘플을 이용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NGS) 방식으로 시행합니다. 국내 주요 암 전문 병원에서는 갑상선수질암 또는 진행성 갑상선암 진단 시 이 검사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변이가 확인되면 RET 억제제 임상시험 또는 허가된 치료제 적용 여부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Q3. 임상시험에 참여하면 표준 치료를 받지 못합니까?
임상시험의 대조군(control arm)은 일반적으로 현재의 표준 치료로 설계됩니다. 다시 말해, 임상시험 참여가 표준 치료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표준 치료와 새로운 치료제를 비교하는 시험에서는 어느 군에 배정되더라도 표준 수준의 치료를 받습니다. 다만 시험에 따라 무작위 배정 방식이 다를 수 있으므로, 등록 전에 시험 설계를 담당 의료진과 충분히 확인해야 합니다.
Q4. 저위험 갑상선암이라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저위험 갑상선유두미세암(PTMC)은 일반적으로 종양 크기 1cm 미만, 갑상선 피막 외 침범 없음, 림프절 및 원격 전이 없음, 기관이나 되돌이후두신경(recurrent laryngeal nerve)에 인접하지 않은 위치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KoMPASS 연구에서도 이 기준에 부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적극적 감시의 안전성을 평가했습니다 [5]. 구체적인 적격 여부는 담당 전문의가 영상 및 임상 소견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Q5. NTRK 융합 변이는 갑상선암에서 얼마나 흔합니까?
NTRK 융합 변이는 갑상선암 전체에서 약 2~3% 내외로 보고되며, 방사선 노출 관련 소아 갑상선암에서 더 높은 빈도가 관찰됩니다. 빈도는 낮지만, 라로트렉티닙 등 NTRK 억제제의 반응률이 83%로 매우 높아 임상적 중요성이 큽니다 [6]. 때문에 표준 치료에 불응하거나 재발한 경우 NTRK 융합 검사를 포함한 광범위 분자 프로파일링을 고려하게 됩니다.
갑상선암 임상시험의 지형은 지난 10여 년 사이 크게 변화했습니다. RET 억제제와 NTRK 억제제의 등장으로 분자 변이에 기반한 정밀 치료가 현실화되었습니다. 동시에, 저위험 갑상선암에서는 즉각적 치료보다 적극적 감시가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근거도 쌓이고 있습니다. 진행성 갑상선암이나 특정 분자 변이가 확인된 경우, 임상시험은 허가된 치료 외에 추가적인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치료 결정은 담당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1] Schlumberger M, et al. Lenvatinib versus Placebo in Radioiodine-Refractory Thyroid Cancer. N Engl J Med. 2015;372(7):62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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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Koehler VF, et al. NTRK fusion events and targeted treatment in thyroid cancer. J Cancer Res Clin Oncol. 2023;149(4):1503-1516.
[7] Fleeman N, et al. Lenvatinib and sorafenib for differentiated thyroid cancer after radioactive iodine: a systematic review. BMC Cancer. 2019;19(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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